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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을 느끼다/길에서 발견한 마케팅

마케팅 전쟁의 한복 판 종로3가에서, 뚝배기집이 살아 남은 이유?


길거리에서 발견하는 마케팅 법칙 그 2번째 이야기를 시작할까 한다.

우리나라에서 종로 3가를 모르는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그럴정도로 종로 3가는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을 정도의 발달한
상권이고, 이는즉, 높은 땅값과 유지비를 말하는 것 이다. 종로 3가를 지나다보면, 심심치 않게, 가게의 간판이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장사가 잘되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경우면 좋겠지만, 실상 많은 가게들이 
종로 3가라는 전쟁터에서 죽어 나간다. 그만큼이나, 종로3가는 치열한 전쟁터 한복판 인 것이다. 

오늘은 그 종로 3가에서 수년간을 장사를 해온, 뚝배기 집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종로5가 닭칼국수촌 골목
종로5가 닭칼국수촌 골목 by toughkidcst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재미있게도, 뚝배기 집이 자리한 골목은, 여러 프렌차이즈로 둘러 싸여 있다.
마치, 적진에 포위된 것처럼 보이는 형상이지만, 고객들은 인지도가 높은, 프렌차이즈 음식점을 찾기 보다는,
뚝배기 집을 찾는다. 그리고 그 곳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제닥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제닥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by gedoc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우리는 경영학 책에서 쉽게 배운다.
스타벅스의 성공요인은, 친절한 종업원의 미소,  고객 마인드가 없고서는, 성공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고객의 다양한 입맞에 맞춰서 다양한 커피들을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고객들이 이탈하게 된다.
스타벅스는, 꾸준하게 다양한 입맞에 맞는, 커피를 준비하고 있으며,
미세한 맛의 차이를 만들기 위해서 오늘도 그들의 바리스타들은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다양함을 유지하면서, 정확한 프로세스를 정립하여, 빠른시간안에 고객에게 커피를 제공하여 회전율을
올렸다. 이는 수익의 증가를 유발하였다.


물론, 대한민국의 20~ 30대 대부분은 스타벅스를 좋아하고, 카페의 대표적 브랜드로 자리잡았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그들의 전략이 유효하고 가치 있는 것임도 인정한다.

커피를 마시면 머리가 좀 괜..
커피를 마시면 머리가 좀 괜.. by magarin74 저작자 표시비영리

하지만, 뚝배기 집앞에 길게 줄을선 20~ 30대들의 모습을 어떻게 설명할수 있을 것인가?


지금부터, 뚝배기집이 만들어낸 기발한 마케팅 전략으로 답을 해보고자 한다.

우선, 뚝배기 집은 매우 비좁다.
사실, 줄을 서는 이유중에 하나는, 매장이 작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은 매장도 매장이지만,
음식을 먹기에도 비좁은 테이블을 보유하고있다. 심지어, 종종 나는, 모르는 사람과 찰삭 붙어서 식사를 한적도 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러한 사실이 차별화 점을 만든다는 사실이다. 마치 욕장이 할머니 집에서 음식을 먹으려고 줄을 서는
사람들 처럼,  뚝배기 집 고객들은, 이러한 불편함에 대하여, 불편함이 아닌 색다름으로 기억을 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그러한 불편함이 나만 좁은자리에서 식사를 하는데오는 불편함이라면, 항의를 하겠지만, 
모두가 그러한 불편함을 감수하고 식사를 하고있다는점과, 뒤에서 한숟갈 떠보겠다고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모를 으슥함으로 이러한 불편함은 승화 된다. 

그렇다고 해서 물론 많은 가게들이 이러한 불편함을 따라서 연출하라는 것은 아니다. 마치, 북카페에 가면 책이 있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자신의 가게에서 만들어 낼수 있는 자연스러운 향기를 연출해야 한다는 점이다. 

수요일 밖에 안되었는데 왜케..
수요일 밖에 안되었는데 왜케.. by 초식이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둘째는, 메뉴가 단순하다는 것이다. 뚝배기 집에는 고작 4가지의 뚝배기 종류의 메뉴만이 존재한다. 
스타벅스에 커피가 4가지만 존재한다면, 당신은 상상할 수 있는가 ?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점이 있다. 
스타벅스는 다양한 커피의 종류들이 모여서, 커피 = 스타벅스라는 브랜드 작용을 고객의 머릿속에서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하지만 음식점은 좀 양상이 다르다.  만일 잘 차려진 붸페에서 식사를 한뒤 무엇을 드셨습니까? 하면,
정확히 생각해 낼수 있는가?  

김밥천국과 같은 가게들은 우리에게 어떠한 음식이 맛있는 곳 보다는 싼곳으로 즉 가격으로 
인식이 되어있다.

뚝배기 집의 메뉴의 가격은 3000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하지만, 뚝배기 집이 싼곳으로 인식 되었다면,
종로 삼가 주변의 싼 음식점들과의 가격 경재에서 참패했거나, 지금처럼 사람들에게 유명한 곳으로 인식되지 못했을 것이다. 

마치 주유소 습격사건의 유효성의 " 난 한놈만 패" 의 말처럼 오직 뚝배기만 팔았다. 그리고 고객들의 머릿속에서 뚝배기라는 
영역을 차지했기에, 종로3가의 존재하는 수많은 가게들 속에서 , 차별화를 만들어 낸점이다.  


마지막으로 생각해 볼 점은,
뚝배기 하나만을 팔면서 만들어낸 무시 무시한 회전율과 수익성이다. 뚝배기집에서 한번에 식사를 할 수 있는 고객의 수는 
채 10명이 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곳에는 3명의 아주머니가 가게를 운영하신다. 그리고 권리금도 내야하고, 재료비도 
들어간다. 그렇지만 가격은 3000원이다. 어떻게 이 말도 안돼는 가격정책이 가능한가?  그리고 수익 창출이 가능한가? 

더 무서운 사실은 뚝배기는 테이크 아웃이 안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매출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오직 회전율로 승부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학관 테이크아웃 카페에서 커..
학관 테이크아웃 카페에서 커.. by euan.kr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그 회전율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뚝배기 집은 최적의 프로세스를 만들어 놓았다. 물론, 하버드비지니스 리뷰를 보면서 
최적의 프로세스를 연구하거나, 와튼 대학교를 나온 컨설턴트를 통해서 자문을 받은 적은 없겠지만, 
그들의 삶이, 혹은 잔혹한 종로 3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본능적으로 체득을 하게 했을 것이다. 

우선 고객이 줄을 서면 메뉴를 물어본다.  여기 까지는 여느 가게와 똑같다.  

그 다음은 4가지 뚝배기 메뉴중에서 하나를 택하기만 하면된다.
이는, 우선, 고객이 뚝배기라는 명확한 needs를 갖은 사람만 분류했기에 가능한 점이다.

장사가 안되는 가게중 하나는 특색없이 조금씩 조금씩 팔린다고 하여 모든 메뉴를 구비하게
해놓는 경우이다.

물론, 고객이 좋아할 수 도 있지만, 그 수많은 음식을 만들면서 소량씩 재료를 구매하면서
오는 비용 상승의 부담은 고스라니 가격 상승이라는 결과를 부른다. 또한, 메뉴를 고르는 시간이 길어 질수록 고객은 
혼란스러워 진다. 설령 맛있게 먹었다 하더라도, 다시 그 가게를 기억 못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무서운 점은 제조 과정인데, 뚝배기라는 규격화된 포멧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량 준비가 가능하고, 동일한 조리법을 
적용할 수 있다. 사실 조리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주방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뚝배기를 불에 올려 놓는 것 뿐이다. 
또한가지 무서운 뚝배기의 힘은, 조리하는 그릇 그대로를, 고객의 식탁에 올려 놓다는 점이다.  
굳이 조리한 음식을 예쁘게 그릇에 담을 필요도 없이 바로 고객의 식탁으로 오른다. 그래서 뚝배기 집에 
주방에 고객과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들어오는 입구에 있다. 
 

finland in starbucks
finland in starbucks by Pit Van Meeffe 저작자 표시비영리

나만의 상상일지도 모르지만, 뚝배기 음식이 좀더 국제적이었다면, 그리고 뚝배기집 사장님이, 
좀더 큰 포부를 가졌다면, 지금의 스타벅스 만큼이나, 뚝배기 집도, 세상을 지배하지 않고 있을까?

스타벅스 만큼이나 유명하지도, 세상 곳곳에 있지는 않지만, 묵묵히 치열하게 마케팅 전쟁이 일어나는 
종로 3가 한 곳에서 오랜 기간을, 살아 남아온 뚝배기 집에서 마케팅의 지혜를 배운다.